줄거리
주인공 혜원(김태리)은 서울에서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자신의 삶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게 되면서 시골에 있는 고향집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그녀가 내려온 시골 고향집은 어머니와 어릴 때 함께 살았던 시골에 작은 마을 속 소박한 집입니다. 하지만 그 고향집에는 어머니도 안 계십니다. 어머니는 몇 년 전 아무 말 없이 사라지셨고, 그래서 그 집에는 혜원만이 남아있습니다.
도시에는 사람도 많고 생활하기 편하지만, 인간관계도 복잡하고 경쟁도 치열하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 불확실성 때문에 도시생활이 힘들고 지치게 됩니다. 시골집에 내려와 보니, 그녀가 가진 것은 조용하고 소박한 집과 작은 텃밭, 그리고 유년 시절 어머니와 추억과 요리의 흔적뿐이었습니다.
혜원은 추운 겨울 내내 얼어있던 땅이 녹으면서 작은 텃밭에 농작물을 심습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해주셨던 음식을 스스로 만들어 가면서 과거의 추억과 현재를 이어나갑니다. 고향에서 어릴 적 친구 재하(류준열)와 은숙(진기주)을 다시 만나 소원했던 관계도 점점 좁혀 나갑니다. 재하는 시골에서 농사일을 배우며 살아가는 청년입니다. 혜원이와는 어릴 적 친구이지만, 어색하지 않은 친구입니다. 농사라는 매우 정직하고 단순한 일이 주는 보람을 느끼면서 고향에서 자신만의 삶을 사는 모습이 혜원에게 조용한 울림을 주게 됩니다. 은숙은 혜원이처럼 도시에 살다가 다시 고향으로 내려와서 학원강사를 준비하고 있는 친구입니다. 혜원이와 같이 비슷한 고민을 가진 여성이며, 활발하지만 예민하기도 한 현대 청춘들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혜원의 어머니는 영화에서 자주 나오지는 않지만, 혜원의 추억 속에서 음식과 계절의 이미지로 계속 회상됩니다.
봄에 심었던 작물들로 음식을 만들면서 스스로 수확한 재료들로 요리하는 즐거움을 만끽합니다. 친구들과의 관계도 더 깊어지고, 도시생활과는 많이 다른 생활을 하다 보니 욕심 없는 편안한 생활을 경험하게 됩니다. 어머니와 함께 했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그리움과 화해의 감정이 교차하게 됩니다.
혜원이 직접 심은 농작물을 하나둘씩 수확하게 되면 자신이 이뤄냈다는 '작은 성취'들을 보게 됩니다. 서울생활과 소박한 시골생활을 비교하면서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합니다. 어머니와 함께 먹던 음식에 대한 기억이 더 또렷해지고, 과거에 어머니의 부재에 대한 오해와 상처가 이해로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어느새, 들판이 눈으로 덮이는 겨울이 오게 되고 시골집은 더 조용한 시간들로 이어집니다. 혜원이는 다시 떠나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됩니다. 도시생활에 지쳐 도망치듯 시골집으로 왔지만, 이제는 도망치지 않고 자신의 의지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특징
일본 만화 <리틀 포레스트/이가라시 다이스케 작품>이 원작인 영화입니다.
원작이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임순례 감독의 한국적인 '리틀 포레스트'는 경북 의성을 배경으로 그려냈습니다. 더 자연 친화적이며, 서정적인 영화로 연출해 냈습니다. 임순례 감독의 디테일한 감정표현과 사회적인 이슈들까지 자연스럽게 녹여냈습니다. 요즘 청년 세대들의 불안하 상황이라 든 지, 그로 인해 도시를 탈출하게 되는 모습 등등 자연의 편안한 모습과는 다르게 사회 문제들도 짚어 내면서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혜원(김태리)이는 도시 생활에 지쳐 고향으로 내려와 자연에서 자신만의 삶을 찾아나갑니다. 여기서 임순례 감독은 청년세대들의 불안한 현실로 인해 '먹고사는 일'에 대한 진정한 의미를 묻고 있습니다. 음식 하나하나 만드는 과정, 계절이 변화하는 모습, 혼자 지내는 시간 등을 도시에서 찌든 나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내 자신을 돌아보는 방법으로 표현한 것이 좋았습니다.
연기자들의 연기가 과하지 않고, 상황도 과장되니 않은 매우 현실적이면서도 매우 차분하게 묵직한 시선으로 캐릭터와 자연을 바라보는 담백한 연출이 좋았습니다. 임순례 감독은 "이 영화는 치유를 위한 이야기이지만, 한편으로는 자립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먹고살기 위해 고민하는 청춘들의 현실적인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라고 인터뷰를 했습니다. 요즘 청년 세대들에게 먹거리, 관계, 휴식과 자립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작품입니다.
메시지
<리틀 포레스트>는 도시생활에 지친 청년들에게 "잠깐 멈춰도 괜찮아"라는 말을 해 주는 영화입니다. 어떤 대단한 드라마보다 조용한 사계절이 우리 삶에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