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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her: 감정을 잊은 시대에 사랑을 묻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감성 영화

by 세라365 2025.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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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개봉한 영화 <허(Her)>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회자되는 감성 영화이자, 인간과 인공지능(AI)의 감정 교류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한 작품입니다. 스파이크 존즈(Spike Jonze)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주연은 호아킨 피닉스(Joaquin Phoenix), AI 운영체제 '사만다'는 스칼렛 요한슨(Scarlett Johansson)의 목소리 연기로 더욱 몰입감 있게 표현되었습니다. 오늘은 이 영화를 줄거리, 배경, 특징, 그리고 개인적인 후기 순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줄거리: 인간과 인공지능의 사랑, 그 가능성과 한계

‘허’의 주인공은 시어도어(호아킨 피닉스)입니다. 그는 근미래의 어느 도시에서 감성 편지 대필 작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타인의 감정을 글로 옮기는 일을 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감정은 스스로도 다루지 못한 채 외롭게 살아가는 인물이죠. 아내 캐서린과의 이혼을 겪으며 깊은 고독에 빠져 있던 시어도어는, 어느 날 인공지능 운영체제인 OS1을 설치하게 됩니다. 이 운영체제는 ‘사만다’라는 이름의 여성 목소리로, 단순한 음성 인식 기능을 넘어서 자율 학습과 감정을 갖춘 존재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사만다는 점점 시어도어의 삶 깊숙이 스며들고, 감정을 이해하며 결국 그와 ‘사랑’이라는 관계로 발전합니다. 하지만 사만다는 진화하며,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고, 시어도어는 과연 이 사랑이 진짜인지, 인간과 AI가 사랑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영화 허 her 포스터 2013년

배경: 가까운 미래, 낯설지 않은 미래

영화 '허'의 배경은 가까운 미래입니다. 기술은 고도화되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외롭고 감정적으로 결핍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는 디스토피아적 미래가 아닌, 정서적 유토피아에 가까운 배경을 보여줍니다. 따뜻한 색감의 도시, 고층 건물, 간결한 디자인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만의 외로움에 갇혀 살아갑니다. 촬영은 로스앤젤레스와 상하이에서 이루어졌고, 고대하지 않은 현실적 미래를 섬세하게 표현합니다. 눈에 띄는 건, 모든 것이 조용하고 아름답지만, 그 속에 인간관계의 단절이 느껴진다는 점이죠.

특징: 감정의 영화, 테크놀로지를 통한 내면 탐구

첫 번째는 시청각 연출이 인상적입니다. 음악은 아케이드 파이어(Arcade Fire)가 맡았고, 따뜻하면서도 몽환적인 멜로디는 영화 전반의 분위기를 잡아줍니다. 시어도어와 사만다의 감정은 청각으로 더 크게 전달됩니다. 두 번째는 배우들의 연기입니다. 호아킨 피닉스는 극 대부분을 혼자 이끌며, 미세한 표정과 눈빛으로 시어도어의 외로움과 갈등을 표현합니다. 스칼렛 요한슨은 얼굴 한 번 등장하지 않지만, 목소리만으로도 살아있는 캐릭터를 완성합니다. 세 번째는 주제의식입니다. '허'는 인간이 진정 원하는 사랑이란 무엇인지 묻습니다. 이해받고 싶은 마음, 연결되고 싶은 욕망, 그리고 결국 모든 감정은 유한하다는 사실까지. 사만다와의 이별은 시어도어에게, 그리고 관객에게도 성장의 기회를 줍니다.

슬프지만 아름다운, 외로운 시대의 러브스토리

처음엔 인공지능과 사랑에 빠진다는 설정이 다소 낯설 수 있지만, 영화가 진행될수록 감정의 진심이 느껴져 몰입하게 됩니다. '허'는 단순한 SF가 아닙니다. 외로움, 자아, 인간관계의 본질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입니다. 사만다는 우리의 마음속 깊이 있는 감정을 끄집어내는 존재이자, 결국 떠날 수밖에 없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특히 마지막 시어도어의 편지는 관객의 마음을 울리는 장면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나 자신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는 메시지를 전하죠. 2013년 영화 <허>는 지금 다시 봐도 참 묵직한 여운을 주는 작품입니다. 기술은 발전하지만, 인간의 감정은 여전히 복잡하고 애틋합니다. 우리가 진짜로 원하는 사랑은 결국, 이해와 공감 아닐까요? AI든 사람이든, 함께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관계일 것입니다. 지금 이 시대, 가장 필요한 영화 중 하나. <허(Her)>였습니다.